(이 글은 100일 챌린지 - 1일 1편 3000자 블로그 포스팅 시리즈의 스물두 번째 글입니다.)
Day 022. 위기와 기회는 함께 찾아온다.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당신의 시간을 절약해 드리는 리뷰어 모구리입니다.
오늘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리뷰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구독&공감(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오늘은 창원 독서모임 '아무렴'의 활동일이었습니다. 선정 도서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입니다.
발제문을 바탕으로 '페스트' 리뷰 진행하겠습니다.
발제문이란?
해당 모임의 도서를 선정한 회원이 작성하는 문서의 일종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 책 개요.
- 큰 질문 3개.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구난방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화를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발췌문이라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주신 '아무렴' 운영진 HJ님 감사드립니다. :)
페스트의 초반부를 보면 시 당국은 아직 명명되지 않은 증상 'X'(전개되면서 페스트로 밝혀짐)를 두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칩니다.
주요한 쟁점은 2가지였습니다. '신속성'과 '정확성'.
아직 X라는 증상이 어떤 병의 증상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전염병임을 가정하고 초동 대처에 나설 것인가. (신속성을 우선할 것인가.)
X라는 증상이 전염병의 한 증상임이 확실하게 밝혀질 때까지 대처를 미룰 것인가. (정확성을 우선할 것인가.)
이 두 가지를 두고 등장인물들이 대립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 같습니다.
모구리의 답은 신속성을 우선입니다.
좋아하는 유튜브 '월급쟁이부자들TV'의 너나위 님께서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아마추어 투자자와 프로 투자자의 차이는 마인드에서부터 드러난다고.
아마추어 투자자는 세운 투자 계획이 잘 될 경우(BEST)만 생각하는 반면,
프로 투자자는 세운 투자 계획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때(WORST)를 생각한다.
모구리는 이 말에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신속성과 정확성을 따지려고 했을 때 각각의 WORST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신속성을 우선했을 경우는 증상 X가 전염병이 아니었을 경우가 WORST 상황입니다. 대가는 뭐가 있을까요? 전염병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진다면, 전염병의 초동대처(봉쇄)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인 비용이 매우 클 것입니다.
정확성을 우선했을 경우는 증상 X가 전염병일 경우가 WORST 상황입니다. 이 경우에 대가는 전염병 희생자들의 목숨이 됩니다.
신속성을 우선했을 때는 그 대가를 돈으로 지불할 수 있지만, 정확성을 우선했을 경우에는 그 대가를 지불할 수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구리는 신속성을 우선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모구리 생각에 목숨과 동일한 가치를 띠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소설 속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죠. 당국은 초동 대처를 하지 않습니다. 참 아쉬운 결정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결정이 이해 갑니다.
신속성을 우선해 당국이 전염병 초동대처 시행을 결정한다면 잘못될 경우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발생한 경제적 비용은 결국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하니, 책임자 몇몇은 옷을 벗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경우, 일이 생겨도 당국에는 할 말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전염병'임을 확실하게 알 수가 없었다고. 비난의 화살이 없을 수는 없지만 전자에 비해서는 확실히 적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이라고 다를까? 소설 속 오랑 시 당국의 모습처럼 현실의 정부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 같은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군요. '상황에 대한 대처'가 화두입니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대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상황이 처음이 아닌 경우라면 전례를 살펴 그에 알맞은 대처를 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 발생하는 일이 문제가 됩니다. 전례 없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COVID-19와 같은 상황처럼 전례 없는 일이 닥친다면? 근데 이건 또 웃긴 것이, 사실 제2의 금융위기, 제2의 코로나로 불릴 사건이 미래 어느 시점에 발생한다면, 이 경우엔 또 전례가 있으니까 첫 사건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해서 대처할 수가 있습니다.
정말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 지금 시점에서는 뭐라고 명명할 수도 없는 사건이 발생하겠네요. 정의하는 것부터 벌써 힘듭니다.
무엇이 올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근데 그걸 아는 게 결국 미래를 아는 것이니 말이 안 됩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가 없는데 말이죠... 미래는 예측하려고 들면 안 되고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 참 맞는 말 같습니다. ¹
¹ 이 주장과 관련해서 미국의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가 '블랙 스완'이라는 책을 통해 바벨 전략이라는 개념을 내놓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일독 추천합니다.
페스트를 읽으면서 무슨 이런 생각을 하냐.... 의아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모구리는 '세상의 발전은 뻘소리에서 출발한다'를 진지하게 믿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모구리는 저런 거시적이고 복잡한 문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모구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좀 압니다.
모구리는 행동 수칙을 생각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의 발생에 대한 모구리의 행동 수칙.
1.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가?
1-1) 안전한 상태가 되기 위한 방안을 3초 이내로 생각하고 실천한다.
세부적인 것은 달리면서 생각한다.
1-2) 의식주 점검 후 3일 치 확보.
1-3)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 기회 모색.
2-1) 위기와 기회는 함께 찾아온다. 내가 취할 수 있는 이득을 생각한다.
2-2) 마찬가지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바로 실행하고, 실행하면서 살을 덧붙인다.
일단 모구리는 아직 솔로입니다. 누구 데려갈 사람 없나요 그러니까 일신의 안위부터 챙긴 후, 모구리는 기회를 찾을 것 같습니다.
전례 없는 일이 발생하면 사람들의 행동은 평상시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만 처음 겪는 큰 일 앞에서도 냉정하게 이해를 따지며 행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본능에 휩싸여, 패닉에 빠져 비이성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는 어떻게 보면 기회의 다른 말이라는 것이 이런 관점에서 나왔나 봅니다.
모구리는 빠르게 안전을 확보하고, 차분한 상태로 이모저모 따져보며 위기 속에서도 최대한 이득(혹은 이미 발생한 손해를 상쇄하거나)을 보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자 합니다.
다음 예시는 사실 이미 팬데믹 사태를 경험한 모구리가 상상해보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전례 없는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모구리의 행동 수칙을 이런 식으로 적용하겠다 이해하기 위한 장치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펜데믹 사태 - 창원이 우한처럼 봉쇄된다면?
모구리는 일단 집으로 뛰어갑니다. 뛰어가면서 오늘 아침에 마지막으로 열었던 냉장고 안을 떠올립니다.
'당장 먹을 게 있나?'
없습니다. 그러면 집으로 가는 길에 경유하는 편의점 CU에 들려서 음식을 확보할 생각을 합니다. 회사에서 집까지 뛰어서 10분 정도가 걸립니다. 또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식수를 빠뜨렸네.
전기나 가스, 수도가 끊기면 어떡하지? 핫팩이랑 휴대용 가스버너도 챙겨야겠다.
경유지를 편의점에서 마트로 바꾸고 머릿속으로 경로를 빠르게 재설정합니다.
어쨌든 여차 저차 해서 집에 도착했으면, 모구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스마트폰 공기계를 통해 Youtube에 접속한 후 Live를 킬 것 같습니다.
전례 없는 상황이라면 이걸 중계하는 것만으로도 이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페스트 리뷰라고 해놓고, 페스트는 껍데기만 가져왔네요.
아니 껍데기도 아닌가...
요약.
아마추어 투자자가 Best 상황만을 생각한다면, 프로 투자자는 Worst 상황을 생각한다. 이 인사이트를 소설 초반, 시 당국에서 초동 대처에 관한 회의를 하던 것과 결부시켜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될까. 초동 대처를 시행한다와 시행하지 않는다 둘을 두고 WORST 상황을 따져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제각기 다르게 나올 수 있지만, WORST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초동 대처를 하는 것이 희생자의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슬픈 것은 개인의 입장에서 따져보는 WORST와, 시 당국 입장에서 따져보는 WORST가 다르다는 데 있다.
소설 속의 시 당국은 초동 대처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한다. 시 당국에게는 초동 대처를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초동 대처를 했다가 (전염병이 아니라서) 설레발이 되어 버리면, 책임자는 문책을 모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엔 나중에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에서 '그 당시에는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할 말이 생긴다. 시 당국은 시 당국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문제는 현실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소설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조직은 조직의 입장에서 WORST를 따져보고 더 나은 방법을 고를 것이다. 전례 없는 일이 닥쳤을 때, 개인에게 좋은 방법과 조직에게 좋은 방법이 갈라진다면 결국 개인은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각자도생을 위한 방법을 반드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페스트 없는 페스트 리뷰.
여기서 마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좋아요 부탁드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구리 올림.
[1차 발행 : 2022-02-1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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